지식보다 사랑이 중요하다
남동생 뒷바라지로 평생을 독신으로 보낸 한 간호사가 있었다. 동생과 주위 사람들은 결혼을 독촉했지만 그녀는 막무가내로 동생만 위해 살았다. 어느 날, 그녀가 죽기 전에 그 이유를 고백했다.
사춘기 때, 그녀가 수혈을 위해 급히 피를 필요로 했을 때 어린 동생의 자원으로 수혈받게 되었다. 수혈 후, 동생이 의사선생님에게 뜻밖의 질문을 했다. “선생님! 저는 언제 죽나요?” 알고 보니 어린 동생은 누나를 위해 피를 뽑아 주면 죽는 줄 알면서 수혈에 임했던 것이다. 그 얘기를 전해 듣고 그녀는 지식은 부족했지만 자기를 사랑했던 철부지 동생을 위해 평생 살겠다고 다짐했다.
어느 날, 한 가족이 놀러가다 교통사고로 7살 된 아들이 중상을 입었다. 응급 수술에 급히 피가 필요했는데 아들과 같은 혈액형은 딸밖에 없었다. 다급한 아빠가 5살 된 딸에게 말했다. “얘야, 오빠가 급히 피가 필요한데 네 피를 좀 줄 수 없겠니?” 딸은 눈물을 머금고 곧 고개를 끄덕였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빠가 침대에 누운 딸에게 말했다. “얘야! 네 덕분에 오빠가 살았다!” 그 말을 듣고 딸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 “그런데 아빠! 저는 언제쯤 죽어요?” 알고 보니까 딸은 자기가 피를 뽑으면 죽는 줄 알면서도 오빠에게 피를 준 것이다. 어린 딸은 지식은 부족했지만 사랑이 있었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지식보다 사랑이다. 누군가 하나라도 ‘사랑의 피’를 뽑아주면 세상은 점차 밝아진다. 주는 사랑이 있을 때 주어지는 자랑이 있다. 손을 쥐고 소원만 빌면 세상은 밝아지지 않는다. 두 손을 꽉 쥐면 더 소중한 것을 못 받지만 두 손을 쫙 펴면 더 소중한 것을 받는다. 좋은 일에 앞설 때 나쁜 일에 뒤쳐진다. 결국 남을 돕는 것은 나를 돕는 것이고 남을 잘 살게 하는 것은 나를 잘 살게 하는 것이다.
지식은 성공의 제일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제일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갈등은 대개 “내가 더 많이 안다! 내가 더 잘 안다!”는 생각에서 생긴다. 자신이 지식이 많다는 생각은 가장 큰 착각이고 가장 지식이 없는 태도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그것은 분명히 틀렸다.”란 비판적 말은 대개 절망을 낳고 “저는 잘 모르지만 열심히 도와드릴게요.”란 사랑의 고백은 대개 희망을 낳는다.
지식보다 사랑이 필요하다. 지식을 내세운 판단은 무식의 표시이고 사랑을 내세운 껴안기는 유식의 표시다. 사랑이 없는 지식은 무식이다. 지식을 앞세우면 문제가 계속 생기지만 사랑을 앞세우면 문제는 점차 사라진다. 인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지식보다 사랑에 있다. 사랑이 없는 천재의 지식은 큰 해가 된다. 지식도 필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살리는 힘이다. 이한규의 <상처는 인생의 보물지도> 가족편 중에서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