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234) - 우리가 당장 이해되지 않더라도. 알죠?
이한규 주필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00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000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10월부터 수감되고, 19일 첫 미결수 방에 수감된 후
믿음 좋은 언니가 8월부터 모아 놓은 ‘새벽기도’를 읽으며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곳에서 절망적이고, 우울한 하루하루에 날마다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새벽기도’ !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자포자기해 버리고 싶고,
우울의 나락 속에 빠져 버리고 싶은 날도 ‘새벽기도’를 통해 매일 새 힘이 공급됩니다.
습관적인 성격읽기가 아닌, 레마의 말씀읽기가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저 죽지 못하게 하시려고 이곳에 보내셨습니다.
이곳에 온 첫날, 아직도 저를 버리지 못하고, 포기하지 못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밤새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습니다. 제가 아버지에게 필요한 딸이라고 영적 교만 속에 살아왔는데,
이곳에서 계속 되묻습니다. “아버지, 어떻게 저를, 아직도 사랑하실 수 있으세요...?”
제 인생의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린 상태에서, 아버지는 가정의 회복부터 시작하셨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이라고 기도하면서도, 죽은 자를 살리신 하나님이라고 믿으면서도,
제 마음에 있는 남편에 대한 미움, 남편으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심을 신뢰하지 못하는 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도저히 재건 불가능할 것 같던 저희 가정을 새로이 아름답게 재건 중이십니다.
저는 이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묵상하고 기도 노트만 쓰는데,
아버지가 못난 딸 상처 하나하나 회복해 주시네요.
가족들에게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열두 살 아들이 편지에 늘 얘기합니다.
“엄마,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되건,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최선의 길을 주셔요
우리가 당장 이해되지 않더라도. 알죠? ^^”
2년간 수많은 자살 시도를 했고, 아이들은 부모의 칼부림과
엄마 목을 조르는 아빠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감내하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현재 아이들은 제 친정에 맡겨져 있고, 남편은 00에서 000 중입니다.
작은애는 00초에 다니고, 큰애는 저희 부부의 전쟁 같은 다툼과 분노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심해져서, 제 채권자들에게 시달리면서
휴학 중이었는데, 2월 자퇴합니다.
아직도 저희 각 사람 마음의 상처는 큰 숙제겠지만, 어린 사무엘처럼 믿음 지키며
아빠, 엄마, 형에게 힘주는 열두 살 아들을 중심으로,
모두 한 발자국씩 하나님 앞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생각나실 때 기도해 주시고, 말씀을 통해 꼭 승리하겠습니다.
언젠가 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커피 한잔 사서, 우방 종합상가에 꼭 찾아뵙겠습니다.
주필님을 통해 하시는 이 문서선교가 수많은 영혼을 살리고 계심을
또 혹시 힘드셔도 이 ‘새벽기도’의 힘은 한 영혼이 아니라
이 글을 묵상하는 사람의 주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잊지 마시고, 힘내주세요,
저도 부족하지만 여기서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생명의 삶’(두란노)은 이곳 수용자들에게 건네면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새벽기도’는 제가 형광펜 열심히 줄 치며 읽고 쓰니까 믿지 않는 분들도 빌려 가서 읽습니다.
대중적인 묵상과 전도에 정말 귀한 책입니다. 듣기 좋으시라고 하는 얘기 절대 아닙니다. ^^>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평안하시고, 항상 주 안에서 형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2018. 1. 3. 수 0 0 0 올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