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는 길(1) (이사야 60장 4-9절)
기업이 나라 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커지면 <아무개 공화국>이란 말이 생긴다. 그러나 국민이 외면하면 그 공화국의 수명은 짧아진다. 아무리 기업의 힘이 커도 정치 권력이 작심하고 경영 주체를 무너뜨리려고 하면 그 일은 쉽다. 예전에는 법과 공권력을 움직이고 돈줄을 쥔 은행을 움직여 기업을 공중분해 시킨 사례도 종종 있었다. 결국 기업들은 새 대통령을 맞이하는 5년마다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늘 있는 셈이다.
알고 보면 <아무개 공화국>이 아니라 <아무개 시한부 공화국>인 셈이다. 아무리 거대한 법률팀을 운용하고 피상적으로 신문광고를 해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곧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시한부 생명을 반영속적인 생명으로 만들려면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러면 나쁜 정치권력이 기업을 깨뜨리려고 해도 국민이 지켜줄 것이고 국민의 마음과 역사의 기록에는 그 소중한 흔적이 남을 것이다. 결국 기업의 사회성은 기업의 경제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워렌 버핏의 직업은 ‘주식 브로커’다. 주식 브로커로 지내면 투자자나 기업인에게 큰 손해를 끼치면서 욕을 먹을 때도 많은데 왜 그가 ‘오마하의 현인’이란 소리를 듣는가? 매번 오르는 주식만 기막히게 사서 현인이 아니다. 그도 때로는 큰 손해를 본다. 2008년에 그는 당시 13년 연속 세계 최대의 부자였던 빌 게이츠를 2위로 밀어내고 세계 1위의 갑부가 되었다. 그랬다가 미국 금융위기로 그 다음해에 1년 만에 전 재산의 40%를 잃었다. 그런 일도 있는데 왜 ‘현인’인가? 돈을 잘 쓸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엄청난 부자지만 검소하게 산다. 1958년 31,500달러에 구입한 2층짜리의 평범한 회벽토 집에 60년째 살고 있다. 빌 게이츠 재단을 비롯해 여러 곳에 재산 99%를 기증하기로 서약했다. 그래서 ‘주식 브로커’라고 나쁘게 불리지 않고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린다. 얼마나 지혜로운 삶인가? 자산가는 99%가 아닌 9%만 기부해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복된 길을 외면하는 것은 불행이다.
부자가 다 부정적인 인식의 대상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헌신적인 부자 모델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 ‘나눔’을 멋지게 실천하는 거룩한 부자가 많아지면 얼마나 사회가 밝아지겠는가? 죽을 때 다 놓고 가야 할 것들을 가지고 소중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된 일인가? 물질에 집착하면 삶은 기쁨이 아닌 고통이 되고 결국 스트레스로 건강도 훼손된다. 성공을 꿈꿀 때는 ‘오마하의 현인’이 되는 꿈도 가져야 한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아브라함은 당대의 재벌이었다. 그래도 믿음을 앞세워 살았기에 그 이름이 ‘믿음의 조상’으로서 지금까지 찬란하게 남아있다. 록펠러는 ‘악덕 기업인’이란 악명을 떨치다가 50대 중반에 죽을병에 걸려 비로소 나눔의 중요성을 깨닫고 회개했다. 그 후 건강을 회복하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90세가 넘도록 장수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 삶들을 보면 무엇이 참된 축복인지 그 실체가 명백해진다. 교회는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의 부자들을 배출하고 나눔의 기쁨과 축복을 아는 현인들을 꿈꾸고 키워내야 한다.<2018.5.9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