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314) - 이곳에 이방에 저를 있게 하신 이유
8월 7일 낮 시간, 점심 식사 후 시원한 얼음물 한모금 마시고
감사의 마음을 느끼며 글을 씁니다.
7월에 월새기 8월호 받고 구치소에서 또 배포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보내주신 8월호 잘 챙겨서 8/1 첫날 00교도소로 이감 왔습니다.
00구치소에서 에어컨이 잘 나오는 대형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걸려
낡고 오래됐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는 곳에 4번째 잠자리를 잡았네요.
보통 12명이 생활하는 곳에 짐도 많고
나이도 많은 막내가 13번째로 들어오니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에,
구박도 받으며 여름나기를 하는데
올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좀 편안해질 것 같네요.
선풍기가 50분이면 꺼져 15분 열을 식히는데
선풍기 사각 지대에 앉혀놓고,
저녁 잠자리는 아예 선풍기 바람이 오질 않네요.
이곳에 이방에 저를 있게 하신 이유가 있을 거란
감사의 마음으로 지내고 있자니
2명이 옮겨가서 이제 성경말씀 눈치 보며 읽게 되었어요.
곧 그리움이 될 더위로 수다를 너무 떨었네요.
많이 더우셨을텐데 힘드셨죠?
건강히 올여름 잘 나셨길 바래봅니다.
저 빼고 12명 방 사람 중 성경 읽는 분이 3명이고
2명이 월새기를 읽고 있는데 한 명은 7월호 보고 계시네요.
그래도 이렇게 옆에서 같이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요즘 감옥도 많이 개선됐는데
이곳이 막내들에게 모든 궂은일 시키며 운영되니
시간 지나면 제가 솔선수범해야 할거 같아요.
매일 새벽에 기도하고 월새기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불편하고 힘들지만 제가 이겨내야 할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아침에 집중 못하고 틈틈이 읽다보니
집중도 덜되고, 더 더운 것 같고 하지만
올여름 월새기로 인해
믿음 키우고 건강하게 잘 보내고 있기에 감사드립니다.
8월 남은 날, 결실의 계절에
요삼일육선교회 모든 분들의 땀과 믿음이
결실로 나타나길 축원드리며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샬롬
2018. 08. 07 00교도소에서 0 0 0 드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