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315) - 월새기로 갈증을 달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0교도소에서 보내주시는 월간새벽기도를
감사히 잘 받아 보고 있는 000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달력에 붉은색 숫자는 이곳 교도소에서도 휴일입니다.
저는 재소자 이발을 하는 출역을 하고 있는데
휴일인 덕분에 오늘은 쉬는 날이어서
교정본부에서 방송하는 재방송 음악프로를
온종일 수용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보내주시는 월간새벽기도를 이곳에 온지 벌써 여러 권째 받은 것이라서
이리보고 저리보고 하면서 항상 새 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고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보이기에
저도 평소에 마음먹었던 편지를 쓰기로 작정하고 이렇게 글을 보냅니다.
저는 죄를 반성하라고 이곳에 넣은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도 저는 억울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재판을 5년을 하면서도
재판부에 탄원서 반성문 등의 서류를 제출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 갑자기 이곳에 들어오게 되어서 너무 낙심하고
너무나 엉망이 되어버린 삶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피폐화된 여러 가지 제 일상에 대해
어찌해야 돌이킬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하다가
언제부턴가 예배드릴 수 없는 갈증과 비통함에
소망교도소로 이송을 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아예 종교집회에 갈수 없고 월새기로 갈증을 달래고 있습니다.
성도임을 밝힐수 없고 이 부끄러움을 감당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 부끄러움이 무던해져서 지금은 보내주신 월새기를 보고 있으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 부끄러움을 감당할 수 없어서
마음 편히 편지를 쓸 수 없는데
이렇게 일면식도 없는데 편지를 보내서 죄송합니다.
2018년 8월 15일 00에서 0 0 0 올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