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적인 사랑을 보여주라 (신명기 29장 10-21절)
< 언약과 맹세에 참여하라 >
이스라엘이 인구조사를 할 때는 20세 이상의 남자만 계수했지만 모압 평지에서 언약 갱신을 할 때는 유아, 아내, 객, 나무 패는 자, 물 긷는 자도 참여시켰다(10-11절). 객은 이스라엘에 섞여 살던 이방인을 뜻하고 나무 패는 자와 물 긷는 자는 비천한 일을 하는 종을 뜻한다. 하나님과의 언약이 남녀노소, 신분, 계급, 민족, 혈통 등에 관계없이 모든 공동체 구성원에게 유효했다는 사실은 신약시대에 예수님을 믿으면 유대인이나 이방인이 차별 없이 구원받는다는 복음의 진리를 예표한다.
모세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언약에 참여하고 하나님이 오늘 하시는 맹세에 참여하라고 했다(12절). 하나님의 언약에 참여하라는 명령과 하나님이 하시는 맹세에 참여하라는 명령은 비슷한 말로서 하나님과의 약속을 깨뜨리면 안 된다는 강조적인 표현이다. 하나님은 일찍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세워 자기 백성을 삼으시고 친히 그들의 하나님이 되겠다고 맹세하셨다(13절). 하나님은 축복을 약속하고 맹세까지 하신다. 그런 사랑과 축복이 넘치는 하나님과의 언약과 맹세에 적극 참여해 하나님을 배반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사람에게 첫사랑은 큰 의미가 있다. 그때는 모든 것이 좋게 보인다. 키가 크면 훤칠해서 좋고 키가 작으면 깜찍해서 좋다. 성격이 약간 불같아도 적극적이고 용기 있는 태도로 보인다. 단점도 장점으로 보고 나쁜 것에서 좋은 점을 찾아 이해한다. 바라는 것이 많지도 않다. 받으려는 마음보다 주려는 마음이 강하고 알아달라는 마음보다 알아주려는 마음이 많다. 자기 우상화와 허위의식도 없기에 원망과 불평도 거의 없다.
첫사랑 때는 늘 같이 있고 싶어 한다. 열렬하고 달콤한 사랑 때문에 헤어지기 싫고 헤어져도 금방 보고 싶다. 그러나 첫사랑의 감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첫사랑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언약적인 사랑이다. 첫사랑은 언약적인 사랑으로 발전해야 한다. 왜 결혼하는가? 늘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발전해서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고 결혼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언약과 맹세에 참여하라고 하신 것은 하나님에 대한 언약적인 사랑이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변함없는 언약적인 사랑이 되게 하라. 언약적인 사랑은 순정적인 사랑이다. 요즘은 순정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회를 아름답게 지켜주는 소중한 초석이 순정이다. 세 종류의 사랑이 있다. ‘만약에’라는 조건적인 사랑과 ‘때문에’라는 계산적인 사랑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순정적인 사랑이다. 하나님은 악조건에서도 사랑하는 순정적인 사랑을 원하신다.
사랑에 빠지면 이성의 범죄까지 덮어주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사랑의 남용이다. 사랑은 진리, 정의, 책임의식과 함께 펼쳐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먼 사랑이 자주 목격될 정도로 사랑은 맹목적으로 하나만 지향하게 만든다. 어떤 아내가 남편에 대한 오랜 간병 생활로 지쳤어도 “병든 남편이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해줘도 든든함과 사는 보람이 있어요.”라고 고백하는 것도 사랑의 맹목성을 보여준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도 거룩한 맹목성 가운데 펼쳐져야 한다.<2018.12.11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