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 (요한복음 4장 43-54절)
< 가까워질수록 주의하라 >
예수님이 사마리아에서 많은 영혼을 구원하고 고향 갈릴리로 가실 때 사마리아에서 있었던 이틀간의 일을 생각하며 남다른 감회가 있었을 것이다. 고독한 한 여인의 변화로 수많은 사마리아인이 예수님 앞에 돌아온 장면을 떠올리며 한편으로는 갈릴리에서 그런 회개의 역사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반면에 제자들에게는 주님에 대한 기대가 더욱 넘쳐 생각했을 것이다. “사마리아에서 나타난 역사를 보니까 예수님은 메시야임에 틀림없어.”
한편으로는 이런 의구심이 생겼을 것이다. “왜 예수님의 고향 갈릴리에서는 이런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그때 예수님이 제자들의 마음을 간파하시고 갈릴리로 가시면서 말씀했다.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44절).” 사람은 가까워지면 상대에 대해 너무 잘 알기에 존경심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워져도 존경 대상을 힘써 존경할 때 복된 관계가 지속된다.
한 목회자가 말했다. “교인과는 너무 가까이해도 안 되고 너무 멀리해도 안 됩니다.” 좋은 것도 지나치면 좋지 않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사람을 너무 가까이하면 존경심을 잃고 행동의 조심성이 사라지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본능적인 흐름을 역류하는 영적 지느러미를 가지고 상대를 많이 알고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존중하라.
필자는 결혼 전에 아내를 두 번째 만나 서울 대학로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다. 그때 얼마나 얌전하고 조심스럽게 식사하는지 아내가 대식가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또한 아내는 음식을 맛있고 활력 있게 먹는 스타일이라서 먹는 모션이 큰 편인데 그때는 먹을 때 입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먹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먹었다. 필자도 조심스러웠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모든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며 지내지만 그래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은 그대로 간직하려는 편이다.
아무리 가까워져도 기본적인 존경심은 잃지 말라. 처음 사귈 때 장점을 보고 사귀다가 가까워지면서 장점에 대한 시야는 점점 무뎌지고 단점에 대한 시야는 점점 부각되기 쉽다. 가까워져도 상대의 장점을 존중하려는 마음이 없어지지 않게 하라. 가까운 사람에게 인정받는 삶은 진실한 삶의 기초다. 배우자나 가족이나 고향 사람에게 변함없이 존경과 인정을 받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대한 힘쓰라. 진실하게 정도를 따라 살면 허물없는 사이가 되어도 존경과 인정은 그대로 남는다.<2019.2.14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