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일으키는 믿음(2) (요한복음 9장 1-12절)
어느 날 한 사람이 물에 빠졌다. 구조대원이 그를 구하러 물에 들어갔지만 바로 구하지 않고 옆에서 가만히 있다가 그가 탈진되자 비로소 구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사람이 왜 바로 구해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스스로 물에서 헤어 나오려고 발버둥 치면 구할 엄두도 못 내고 구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은 곰팡내 나는 빵조각 하나만 있어도 그것 때문에 하늘의 만나를 의지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자기 의지가 하나님의 의지에 의해 부서져야 비로소 그 부서진 터에서 하늘의 맨션이 지어진다. 때로는 고통 중에 울부짖으며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다 얽힌 매듭을 더 엉키게 만든다. 그때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얘야! 가만히 있어라. 내가 지금 네 매듭을 풀고 있단다.” 고통 중에 가만히 있는 것도 믿음이다.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 맹인의 눈에 바른 후 예수님은 그에게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다. 그때 맹인은 “오늘은 운수가 참 없네.”라고 불평하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결국 눈이 밝아졌다(7절). 하나님은 기적 이전에 순종하는 믿음을 보신다. 계산적인 헌신은 ‘아부’이고 비계산적인 헌신은 ‘순종’이다. 아부가 아닌 순종은 축복의 길에서 꼭 거쳐야 할 필수코스다.
극적인 기적은 환경과 의문과 의지를 넘어 순종할 때 생긴다. 하나님의 뜻이 내 경험과 맞지 않아도 순종하라. 니체는 기독교는 약자의 종교이고 나사렛 예수는 쓰레기 인생들만 데리고 다녔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그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예수님은 약자를 들어 강자를 부끄럽게 하고 쓰레기 인생을 불러 천국 인물로 삼으셨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높아지지 말라. 빡빡하게 살면서 스스로 인물이 되겠다고 하나님을 구경꾼으로 만들지 말라. 인물은 하나님이 하나님의 때에 만드신다. 인간적인 욕심을 가지면 오히려 은혜는 멀어진다. 하나님은 필요한 것을 다 준비해놓으시고 단 한 가지를 하라고 하셨다. 그것은 순종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승리’ 이전에 ‘순종’이다.
두 명의 종이 있었다. 한 종은 똑똑했고 한 종은 잘 순종했다. 주인은 누구에게 더 은혜를 주겠는가? 후자의 종이다. 순종이 훈련된 사람에게 은혜가 펼쳐진다. 기업가 맥도널드는 말했다. “순종은 모든 문의 열쇠다.” 순종하는 삶은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과 섭리에 흡수되어 고난 중에도 그를 목적지로 인도하는 초석이 된다.<2019.3.23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