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4장 15-27절

간구와 침묵을 겸비하라

 < 간구와 침묵을 겸비하라 >
 
    아브라함은 좋은 며느릿감을 구하도록 신실한 종 엘리에셀을 자기 고향으로 보냈다. 얼마 후 엘리에셀이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성에 이르러 저녁때에 성 밖 우물곁에서 여인들이 물을 길러 나올 때 하나님의 표징을 구하며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우물곁에서 한 소녀에게 물 좀 달라고 할 때 당신의 낙타에게도 물을 마시게 하겠다고 하면 그 여자가 하나님이 주인의 아들을 위해 정해주신 배필로 알겠습니다.”
   
    엘리에셀은 구체적인 응답 범위를 정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때로는 그런 기도도 필요하다. 다만 그런 기도를 자기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남용하지는 말라. 결과가 잘못되면 시험에 들기 쉽기 때문이다. 스스로 정한 범위 안에 들면 하나님의 뜻이고 그 범위 안에 들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이 아니란 식의 기도는 오용 가능성이 크기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응답 범위를 정하는 기도를 절제하는 것이 좋다.
 
    엘리에셀은 주인의 명을 받들어 목숨을 걸고 먼길을 와서 자기 욕심은 하나도 없이 주인과 주인 아들을 위해 기도응답 범위를 정해 간절히 기도했다. 또한 그 응답 범위도 최적의 선택을 위해 지혜롭게 설정한 범위였다. 당시 그는 낙타를 타고 먼길을 여행했기에 낙타에게도 마실 물이 많이 필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여자에게 물을 구할 때 그녀가 낙타에게까지 자원해 물을 마시게 하면 사랑과 친절과 지혜와 센스까지 구비한 여자임을 나타내는 좋은 증거로 여길 수 있기에 그렇게 기도했다.
   
    엘리에셀이 주인의 며느릿감 선택을 위해 기도할 때 내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표징을 구한 것을 보면 그의 기도는 욕심과 무속주의와 신비주의에 젖어 표징을 구한 기도가 아니라 사심 없이 최적의 선택을 위해 표징을 구한 기도였다. 게다가 하나님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려는 마음도 준비했다. 그런 헌신과 지혜가 합작된 기도였기에 기적적인 응답의 역사도 즉시 나타날 수 있었다.
   
    기도응답만 바라보고 엘리에셀처럼 범위를 정해 기도하면 허탕 칠 때가 많다. 기복적인 기도응답을 추구하지 말라. ‘로또 1등 당첨’과 같은 허황된 기도응답 범위를 정하는 것은 더욱 삼가라. 신앙의 정수는 십자가의 헌신에 있다. 십자가의 과정은 외면한 채 기도응답만 바라는 것은 잘못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복된 믿음을 원하면 늘 ‘응답에 대한 관심’보다는 ‘헌신에 대한 관심’이 더 많게 하라.  <2019.10.2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