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503) - 저 멀리 산꼭대기 끝자락이 보이면서
안녕하세요 000에 있는 000입니다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요 1:16)"
말씀을 붙잡는 가운데 서신을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눈보라치고 꽁꽁얼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금 봄 날씨를 자랑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저를 잊어버렸는데
저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셨나 봅니다
2019년 11월부터 전국 교도소내 책 반입이 안 되기 때문에
사역 위에 큰 어려움이 있음에도
저를 기억해 주심에 큰 기쁨이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어디 책뿐일까 싶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 사람들의 마음은
분노, 시기, 질투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잘 견디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간은 빠르게 가는데
저의 시간은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이는 터널 같았지만
이제 저 멀리 산꼭대기 끝자락이 보이면서
출소에 대한 저의 빛이 아주 조금씩 보이는 듯 합니다
아직 봄도 여름도 남아있지만
저의 마음은 벌써 겨울을 가고 있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저 자신을 위한 용서와 위로의 말씀으로
치료하는 시간들로 채워보기 위한 훈련을 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거듭 감사드립니다
2020. 2.20 월새기의 기도 병사 0 0 0 올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