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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안편지(566) - 하나님 제발 제 딸 좀 살려 주세요
작성자 요삼일육선교회 등록일 2020-10-23
담안편지(566) - 하나님 제발 제 딸 좀 살려 주세요
  저는 2년 6월의 형을 받고 1년째 수용 생활 중인 000입니다
  이렇게 죄인으로서 무례하게 서신을 보내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저는 집이 가난하여 중학교도 다니지 못했습니다.
  15세에 전기 일을 배우며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배움은 짧았지만 눈썰미가 있는 편이라 빨리 배웠습니다
   
  알뜰살뜰 돈을 아끼며 적금도 열심히 넣었고
  31살에 착한 아내를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쁜 딸도 태어났기에
  하루하루 지치도록 일을 해도 활력이 생겨 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딸이 6세 되던 해에 급성 백혈병으로 입원하게 되면서
  행복하기만 했던 저의 삶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급기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믿는 종교라곤 없던 제가 병원 앞에 있는 교회로
  무작정 달려가 “하나님 제발 제 딸 좀 살려 주세요”
  빌고 또 빌었습니다
  하지만 제 딸 00이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는 무너져 버렸습니다
  온전한 정신으로 견디기 힘들어 술을 시작하였고
  숨을 쉬고 있다는 것조차도
  딸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웠습니다.
   
  가정도 산산조각 부서지고
  그동안 살아온 제 삶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교도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살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쳤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약을 먹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며칠 전 운동을 하고 들어오는 길에
  복도에 비치되어 있는 책장에서
  새벽기도라는 책을 들고 왔습니다
   
  아직은 절반의 페이지를 읽고 있지만
  새벽기도를 읽는 내내 저의 자신이 부끄럽고
  하늘나라에 있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잘못 살아왔던 지난 저의 잘못들을
  진심으로 회개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벽기도를 읽을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새벽기도 담당자님
  저는 이곳에서 우울증 치료 및 약물 중독을 다루는
  힐링스 교육 3개월 과정을 받고 있습니다
  틈틈이 새벽기도를 읽으며 성경 공부도 하여
  사회로 돌아가면 앞으로는 죄짓지 않고
  예수님을 믿고 따르며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성경 말씀에 대하여 아직 아는 것은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하나님 말씀 실천해 가며 살겠습니다
   
  죄인의 신분으로 두서없는 글 드려 죄송합니다
  면회 오는 사람이 없기에 염치불구하고
  가능하시면 성경책을 보내주실 수 있을는지요
  죄송합니다. 염치없어 송구합니다
  진심으로 배우고 싶기에 이렇게 무리한 부탁을 하였습니다.
   
  며칠 후면 하늘나라에 있는 딸의 기일입니다.
  부디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해 주십시요.
  담당자님께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년 10월 5일 00교도소 0 0 0 올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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