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607) - “무교입니다”라고 말할 때
안녕하세요.
참_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봉투에서 느꼈듯이 이곳은 교도소입니다.
제 이름만 봤을 때는 남자 같지만
저는 40대 중반의 미혼 여성입니다.
아버지께서 “하늘의 보배”라는 뜻에서
000라고 이름을 지어 주셨습니다.
저는 모태 신앙인으로 어릴 때는 하나님이 아닌
교회생활 자체에 빠져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래 위에 지은 집 같은 저의 믿음은
결국 타락한 세상 것을 즐기며
이방인처럼 살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이런 저를
“하나님은 이미 포기하고 나를 버렸을 거야” 하는
마음의 핑계를 대며 더욱 하나님을 멀리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종교가 뭐냐고 물었을 때
이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이런 저 때문에 기독교가 욕먹는 게 싫어
“무교입니다”라고 말할 때
정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우연히 (월간새벽기도)를 접하고
다시금 용기 내어 하나님을 불러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이곳 생활은 1년 남짓입니다.
그동안의 수형 생활로 가족, 지인, 모든 것을 잃은 저는
아무것도 없고 돈 때문에 이곳에 왔지만
이곳에서도 돈 때문에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월간새벽기도) 문서들을 만드느라 많이 수고하시는데
돈을 주고 구독할 형편이 되지 못합니다.
(월간새벽기도)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꼭 읽고 싶습니다.
아울러 고민이 있다면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고 하시는데
(월간새벽기도)나 간증집 같은 말씀은 많이 읽었는데
정작 중요한 하나님 말씀을 잘 알지 못합니다.
성경을 읽고 싶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알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찬송가가 포함되어 있는
이쁜(?) 성경 책을 구해 달라고
하나님께 떼쓰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소원 기도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항상 수고 많으시고 다시금 저에게 큰 희망과
하나님께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소 후에 저도 편집자님들과 같은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그런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2021. 2월의 어느 날 담안에서 보냅니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