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613) - 감옥 여행하고 있습니다
문득 눈을 감고 떠보니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몸은 닫힌 철창 안에 있는 것을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리오.
자신이 만들어 낸 죄의 업보요 대가인 것을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이 세상 존귀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아무 의미 없는 감옥살이 인생으로 마친다면
얼마나 원통하고 한스럽겠습니까
두 눈을 꼭 감으면 살포시 떠오르는
그리운 가족 얼굴들 늘 곁에 두면서
애달픔으로 기다리는 사람 잊지 말고
다시 새 삶을 시작합니다.
오늘인가 내일인가 하염없이 나오기만을 고대하는 마음
지금 이 자리에서도 열심히 배우고 미래 삶을 준비합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다른 누군가에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 되기도 하고
창날의 비수가 되어 아픔 주었지만
우리네 상처들도 조금씩 치유되면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바빠서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와서
감옥 여행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면서 지난 인생길 성찰합니다.
밑바닥 인생길 더 내려갈 곳, 추락할 곳 없으니
용기내서 다시 도약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 감옥 여행 속에서
삶의 준비 더 철저히 해서
하늘이 정해 준 남은 인생길은
후회 없이 즐겁게 살아갈 것입니다
감옥 여행 마치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갑니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와도 속삭이면서
생명과 사람, 가족애 소중히 여기면서
베풀고 나누면서 살아가는 벗들이 됩니다.
후회와 한, 안타까움 많은 이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소리 없이 훌쩍 떠날 적에
돈도 명예도 마음도 권력도
가져갈 것 하나 없는 빈손이요
함께할 사람 하나 없는 부질없는 것이니
아픔과 한이 남아 있다면
이곳에서 미련 없이 다 떨쳐 버리고
남은 삶 가족과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고
받은 사랑 답하면서 살아갑니다.
오후 하루 고생 많이 했습니다,
2021. 3. 24 00에서 수용자 0 0 0입니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