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0장 1-7절

2. 은밀하게 빛을 비추라

 2. 은밀하게 빛을 비추라
 
  한 목사가 미국에서 한인이 거의 없는 지역의 한인 교회로 부임했다. 거기서 몇 년을 외롭게 사역하자 자기 처지가 처량하게 느껴지면서 점차 사명감이 무력감으로 변했다. 어느 날 그가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공원을 걷다가 이름 모르는 보랏빛 들꽃이 여기저기 핀 것을 보았다. 그때 삶의 용기가 새롭게 생기면서 다시 힘을 내어 열심히 목회했다. 그러자 하나님이 더 큰 사역지로 불러 더 큰 사역을 맡기셨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디서든지 나를 알아주시는 하나님 앞에서 열심히 살면서 내가 처한 현실에서 좋은 흔적을 남기라. 현실을 너무 비관하지 말고 현실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라. 요새 신나게 부흥하는 교회는 별로 없다. 시골 교회는 더욱 그렇다. 어떤 교회는 교회당은 있는데 그 주일에 교인이 한 명도 오지 않아 그 교회 담임목사가 근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그런 곳에서도 교회를 지키면서 절망하지 않고 은밀하게 빛을 비추며 살면 언젠가 수직 상승의 은혜의 때가 찾아온다.
   
  외로운 곳에서 은밀하게 빛을 뿌리며 살면 사람의 눈에는 안 보여도 하나님의 눈에는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나의 기도의 눈물도 하나님은 다 기억하신다. 외로운 곳이라도 하나님이 나를 심으신 거기서 뿌리내리며 살 때 때로는 비바람에 의해 뿌리가 드러나도 내 처지를 한탄하지 말라. 그러면 내 처지는 곧 하나님의 처지가 되어 하나님이 그때 함께해 주시고 하늘의 위로와 내일의 희망도 넘치게 부어 주실 것이다.
   
  혼자 은밀하게 좋은 일을 꾸준히 하다 어려움이 생기면 좋은 일이라도 금방 그만두고 싶다. 그런 분위기에 젖으면 우울해지고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실망스런 감정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아도 계속 내가 있는 곳에서 은밀하게 빛을 뿌리면 희망의 뿌리는 점차 굵어지고 깊어진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기에 희망도 계속 살아 있다.
   
  하나님의 심판을 굳게 믿고 어둔 세상에서 은밀하게 빛을 뿌리라. 하나님이 가라는 곳으로 가서 미움과 폭력이 넘치는 세상을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라. 특히 약자를 은밀하게 힘써 품어 주라. 그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다.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이 식물을 살찌우듯이 은밀하게 내리는 이슬과 같은 은혜가 영혼을 풍성하게 한다. 그 풍성함을 은밀하게 전해 주어 누군가에게 이슬과 같은 존재가 되라.  <21.4.12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