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5장 7-11절
12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13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었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 14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까지도 사망이 왕 노릇 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 15 그러나 이 은사는 그 범죄와 같지 아니하니 곧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라 16 또 이 선물은 범죄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과 같지 아니하니 심판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정죄에 이르렀으나 은사는 많은 범죄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에 이름이니라 17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복된 한 사람이 되라 (로마서 5장 7-11절)
< 대표성의 원리 >
대통령제 국가에서 여야 정권 교체로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면 왕정 시대의 역성혁명에 버금가는 대변혁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5년 단임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5년마다 투표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무혈 혁명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헌법으로 보장된 것이다. 불의와 반칙이 없이 잘만 운용되면 무혈 혁명의 기회가 마음껏 보장된 5년 대통령제는 국가와 사회의 숨통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5년 후에 정권이 얼마든지 교체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권력을 가진 측의 불의와 반칙이 억제되는 효과도 대단히 크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기반이 약해서 언론과 국회의 견제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고 투표로 인한 무혈 혁명의 기회가 적었을 때는 대통령 한 사람을 중심으로 국가와 사회 전체가 “차렷!” 하고 줄 세워진 적이 있었다. 그때에는 인사와 지역 개발의 불평등 문제도 많이 제기되었었다. 우리나라만 있었던 현상이 아니다. 역사 이래로 모든 나라와 모든 사회에서 있어왔던 현상이다. 특히 권력을 떳떳하게 잡지 못했을 때는 위험 방지를 위해 내 편으로 인의 장막을 칠 수밖에 없기에 불평등 문제는 자연히 따른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면 권력 기관의 수장과 정부 부처의 장관도 바뀐다. 옛날에는 시장과 도지사와 교육감도 임명직이었기에 그들도 바뀌었다.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철도청, 각 공사와 같은 강력한 이권 기관의 수장도 바뀐다. 사람들이 언뜻 생각한다. '기관장 한 사람이 바뀐다고 공공기관들이 크게 달라질까?' 그러나 기관장 한 사람이 중요하다. 그의 인사권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처럼 한 사람 때문에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대표성의 원리’는 자연적인 이치이면서 인간 사회를 관통하는 진리다.
본문은 아담과 예수님을 대비하며 아담 한 사람을 통해 인류에게 죄가 들어오고 예수님 한 사람을 통해 인류가 의롭게 되는 길이 열리는 ‘대표성의 원리’를 언급한 본문이다. 아담 한 사람의 죄로 인해 모든 인류가 죄인이 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지만 한 사람의 힘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특히 의인 한 사람은 ‘전체의 한 부분’에 그치지 않고 ‘전체의 운명과 방향을 좌우하는 키’와 같다.
< 복된 한 사람이 되라 >
본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한 사람’이란 말이다. 12절에 한 번, 15절에 두 번, 16절에 두 번 나오고, 17절에는 ‘한 사람’이란 말이 두 번 나오고 ‘한 분’이란 말이 한 번 나온다. 이 모든 구절을 간단히 요약하면 한 사람의 대표가 잘못해서 모든 사람이 죽게 되었고 한 사람의 대표가 잘해서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길이 열렸다는 말씀이다.
대표성의 원리에 따른 한 사람의 중요성은 아담이나 예수님에게 적용되는 진리일 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도 흔히 적용되는 진리다. 한 사람 때문에 가정이 행복하게 될 수도 있고 불행하게 될 수도 있다. 한 사람 때문에 교회가 잘될 수도 있고 못될 수도 있다. 한 사람 때문에 나라가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다. 그처럼 한 사람 때문에 공동체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고 심지어는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중요성을 잊지 말고 자신의 능력이 미치는 범위까지 한 사람도 소홀히 하지 말라. 더 나아가 나 한 사람의 중요성도 잊지 말라. '교회 모임이 있을 때 나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교우들이 힘이 빠지겠지.'라고 하는 사려 깊은 마음을 가지고 힘써 모임에 참여할 때 교회도 큰 힘을 얻게 된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다 살필 수는 없다. 다만 한 사람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기본 마음만은 늘 잃지 말라.
나 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은 나 한 사람의 작은 행동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 사람의 죄는 공동체에 임할 축복의 문을 닫는 불행의 씨앗이지만 한 사람의 진실한 회개는 공동체에 임할 축복의 문을 여는 시발점이 된다. 문제가 생길 때 남 탓을 하는 습성을 버리고 나 한 사람이라도 회개를 앞세우면 삶의 위기는 삶의 기회로 변한다. 항상 예수님의 삶과 자취를 따라 살면서 어디에 가든지 거기서 복의 문을 여는 복된 한 사람이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