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0장 1-8절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은 나팔 둘을 만들되 두들겨 만들어서 그것으로 회중을 소집하며 진영을 출발하게 할 것이라 3 나팔 두 개를 불 때에는 온 회중이 회막 문 앞에 모여서 네게로 나아올 것이요 4 하나만 불 때에는 이스라엘의 천부장 된 지휘관들이 모여서 네게로 나아올 것이며 5 너희가 그것을 크게 불 때에는 동쪽 진영들이 행진할 것이며 6 두 번째로 크게 불 때에는 남쪽 진영들이 행진할 것이라 떠나려 할 때에는 나팔 소리를 크게 불 것이며 7 또 회중을 모을 때에도 나팔을 불 것이나 소리를 크게 내지 말며 8 그 나팔은 아론의 자손인 제사장들이 불지니 이는 너희 대대에 영원한 율례니라
하나님 안에 거하라 (민수기 10장 1-8절)
< 하나님 안에 거하라 >
출애굽을 한 약 200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행진할 때 질서 있게 움직이도록 나팔 신호 체계를 세워야 했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은 나팔 둘을 두들겨 만들어서 그것으로 회중을 소집하며 진영을 출발하게 하라고 하셨다(1-2절). 은 나팔을 두 개 만든 것은 당시 대제사장 아론 외에 제사장이 엘르아살과 이다말 2명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솔로몬 때는 120명의 제사장이 나팔을 불었다(대하 5:12).
은 나팔 둘을 두들겨 만들었다는 말은 얇은 은판을 망치로 두들겨 투박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 투박한 은 나팔이 전 백성을 질서 있게 움직이게 한 사실은 보잘것없는 물건이나 사람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면 얼마든지 가치 있게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암시다. 사람이 보기에 대단한 것이 하나님 밖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고 사람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하나님 안에서는 대단한 것이 될 수 있다.
예전에 가뭄이 심할 때 전 국민이 물 공급에 동원되어도 땅이 심하게 마르고 갈라졌다. 그때 한 해 농사를 다 망친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쏟아진 소낙비가 전 국민이 몇 달 동안 해결하지 못한 일을 30분 만에 해결했다. 그때의 30분의 비는 몇조 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추산되었다. 어떤 일을 하나님이 막으시면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하지 못하고 하나님이 여시면 아무리 부족한 사람도 할 수 있다.
나의 부족함을 한탄하지 말고 하나님 안에 거하라. 능력이 부족해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 이새의 줄기에서 난 한 싹인 예수님을 통해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다. 내가 가진 작은 힘이 하나님 안에서는 결코 작은 힘이 아니다. 작은 소금이 음식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한다. 몽당연필로도 위대한 글 한 편을 쓸 수 있다. 초라한 것을 초라하게 여기지 말라. 작은 것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쓰임 받으면 위대함의 씨앗이 된다.
< 질서와 과정을 존중하라 >
은 나팔은 소집 및 진행 신호 도구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신호 체계를 세웠는가? 나팔 두 개를 불 때는 온 회중이 회막 문 앞에 모여 모세에게 나아오라고 했다(3절). 즉 전 백성을 소집할 때는 나팔 두 개를 동시에 차분하고 나지막하게 불었다. 나팔 하나만 나지막하고 차분하게 불 때는 이스라엘의 천부장 된 지휘관들이 모여 모세에게 나아오게 했다(4절).
나팔을 처음으로 크게 불 때는 동쪽 진영의 3개 선봉 지파인 유다, 잇사갈, 스불론 지파 백성들이 행진했고 두 번째로 크게 불 때는 남쪽 진영의 3개 지파인 르우벤, 시므온, 갓 지파 백성들이 행진했다(5-6절). 성경 기록에는 없어도 나팔을 세 번째로 크게 불면 서쪽 진영의 3개 지파인 에브라임, 므낫세, 베냐민 지파가 출발했고 네 번째로 크게 불면 북쪽 진영의 3개 지파인 단, 아셀, 납달리 지파가 출발했을 것이다.
또한 행군을 시작할 때는 나팔 소리를 크게 불었지만 회중을 모을 때는 크게 불지 않았다(7절). 행군 때나 전쟁 때는 사기를 북돋워야 하기에 나팔 소리를 크게 냈지만 회중을 모을 때는 대개 제사나 절기 의식을 거행할 때였기에 경건함과 차분함과 평온함이 느껴지도록 나팔 소리를 작게 낸 것이다. 은 나팔 신호 체계는 약속을 지키는 삶과 질서를 존중하는 삶의 중요성을 교훈한다.
세상도 질서를 강조한다. 기독교는 세상과 동화되지 말아야 하니까 질서를 무시해도 되는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으면서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공동체를 위해 질서를 지키려는 작은 고난을 감수하라. 멋대로 하고 싶은 마음을 절제하고 남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는 것이 참된 영성이다. 영성 자랑을 삼가고 질서와 과정을 존중하면서 체득된 참된 영성을 추구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