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3장 27-31절
27 그런즉 자랑할 데가 어디냐 있을 수가 없느니라 무슨 법으로냐 행위로냐 아니라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 28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 29 하나님은 다만 유대인의 하나님이시냐 또한 이방인의 하나님은 아니시냐 진실로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시느니라 30 할례자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또한 무할례자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라 31 그런즉 우리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파기하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도리어 율법을 굳게 세우느니라
믿음을 자랑하라 (로마서 3장 27-31절)
< 헛된 자랑을 삼가라 >
사람이 정당한 방법으로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이름을 자랑스럽게 만들려는 태도에서 많은 선이 이뤄졌고 인간 역사도 발전했다. 자기 업적을 얼마든지 자랑할 수 있다. 자랑하지 않는 것이 다 겸손은 아니고 자랑하는 것이 다 교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자랑하느냐 하는 것이다. 헛된 것을 자랑하는 것은 헛된 삶이고 참된 것을 자랑하는 것은 참된 삶이다.
사도 바울이 “자랑할 데가 어디냐? 무슨 법으로냐?”라고 반문한 것은 율법을 가진 것만 가지고 자랑하지 말라는 뜻이다. 유대 율법주의자들은 율법을 가진 것을 자랑하면서 형식주의에 빠졌다. 바리새인들의 율법을 중시하는 모습 자체는 배워야 한다. 너무 은혜만 내세우면 은혜를 ‘값싼 은혜(cheap grace)’로 만들 수 있기에 율법주의자들의 철저한 법 정신을 배울 필요는 있다. 그러나 율법을 지키는 것을 자랑하지는 말아야 한다.
또한 사도 바울은 “행위로냐?”라고 반문했다. 행위도 자랑하지 말라는 뜻이다. 선을 행하는 것은 훌륭하고 복된 일이다. 그래도 자랑하지는 말라. 선행을 자랑하다가 스스로 높아져서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교만이 나타날 수 있다. 신앙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순물이 무엇인가? 사람에게 보이려고 혹은 인정을 받고 싶어 선행을 하는 형식주의다. 그러면 신앙인의 간판은 있어도 신앙인의 향기가 나지 않게 된다.
예수님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가 후원 물건을 쌓아놓고 사진을 찍는 것도 자제하고 선교사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다고도 너무 광고하지 말라. 때로는 도움을 준 행위를 자랑하는 것이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수치와 굴욕감을 안겨 주는 경우도 있다. 선행을 많이 한 후 자신의 선행을 자신조차 잊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라. 거룩한 건망증을 가지고 행해진 선행은 하나님이 더욱 기억해 주신다.
< 믿음을 자랑하라 >
사도 바울은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라고 말하면서 자랑할 것은 ‘오직 믿음’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그 말씀은 “내가 이렇게 믿음이 좋고 영성이 있다.”라고 자랑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께 인정받는 길은 믿음 외에 없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하라는 말씀이다. 신앙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사람에게는 믿음보다 행위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생각은 잘못이다.
신앙을 떠나 인간관계에서도 행위보다 믿음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청년이 애인을 두고 다른 여자를 찾았다. 그런데 겉으로는 수시로 애인에게 멋진 꽃을 선물하고 맛난 케이크를 사주었다. 만약 그 청년이 다른 여자를 찾는 사실을 그 애인이 알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외적으로 변함없이 자기에게 잘해 주니까 괜찮은가? 그렇지 않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 될 것이다.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다. 믿음은 행위보다 중요할 때가 많다.
사람마다 자랑거리가 있다. 어떤 사람은 돈을 자랑하고 어떤 사람은 명예를 자랑한다. 어떤 사람은 배우자를 자랑하고 어떤 사람은 자식을 자랑하고 어떤 사람은 재능을 자랑한다. 인간적인 자랑거리가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을 너무 자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된 자랑거리는 믿음밖에 없다. 자신의 믿음이 최고라고 자랑하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의 믿음을 주신 것을 자랑하라는 말이다.
빌립보서 3장을 보면 사도 바울은 자랑거리가 많았다. 그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지파이고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임을 자랑했다. 또한 로마 시민권을 자랑했고 바리새인임을 자랑했다. 그러나 예수님을 알고 난 후 모든 자랑거리를 배설물로 여겼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실을 자랑하라. 가끔 신비한 체험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체험도 자랑하지 말라. 자랑할 것은 오직 은혜와 복음과 믿음뿐이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