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장 6-11절
6 또 다른 안식일에 예수께서 회당에 들어가사 가르치실새 거기 오른손 마른 사람이 있는지라 7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를 고발할 증거를 찾으려 하여 안식일에 병을 고치시는가 엿보니 8 예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 마른 사람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한가운데 서라 하시니 그가 일어나 서거늘 9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묻노니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하시며 10 무리를 둘러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그가 그리하매 그 손이 회복된지라 11 그들은 노기가 가득하여 예수를 어떻게 할까 하고 서로 의논하니라
진리의 길을 고수하라 (누가복음 6장 6-11절)
< 기득권을 잘 깨뜨리라 >
교권주의자들에게 질문하신 후 예수님은 무리를 둘러보시고 손 마른 사람에게 “네 손을 내밀라”라고 하셨다. 손을 내밀 수 없는 자에게 내밀라고 하신 것은 눈치 없는 언행이 아니라 믿음의 원리를 따라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말씀한 것이었다. 말씀대로 손을 내밀자 바로 기적적으로 그 손이 회복되었다(10절).
안식일에 예수님이 그의 병을 고치신 것은 칭송할 일이었지만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노기가 가득해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하고 서로 의논했다(11절). 왜 노기가 가득해졌는가? 그들의 기득권을 흔드셨기 때문이다. 만약 기득권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진리에 열린 존재가 된다면 얼마나 복된 일인가? 스스로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진리와 나눔과 선교의 길에 나서면 성 프랜시스 같은 인물로 역사가 오래 기억해 줄 것이다.
본문 11절의 병행 구절인 마가복음 3장 6절을 보면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함께 의논했다. 오늘날 개념으로 말하면 당시의 바리새인은 반 로마적인 유대 사회의 진보 좌파와 같은 존재이고 헤롯 당원은 친 로마적인 유대 사회의 보수 우파와 같은 존재다. 그들이 함께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은 ‘사상의 진’보다 ‘기득권의 진’이 그만큼 강고하다는 암시다.
특히 바리새인의 행위는 더욱 고약했다. 경건을 내세우며 진리의 싹을 밟았기 때문이다. 바리새인들은 경건을 내세우면서 예수님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 말로만 “영성! 영성!” 하면서 반 영성적이고 위선적이고 비인격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기에 예수님은 그들의 행위를 지극히 싫어하셨다. 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은 예수님의 삶과 말씀에 비춰 볼 때 자기들의 초라함이 백일하에 드러난 수치심 때문이었다.
< 진리의 길을 고수하라 >
상황에 맞지 않게 너무 분노하는 것은 숨기고 싶은 초라함이 드러난 수치심 때문인 경우가 많다. 수치심에는 자기 양심을 의식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자인성 수치심’과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타인성 수치심’이 있다. 수치심을 잘 승화시키면 회개와 발전의 기회가 되지만 잘못 소화하면 남에 대한 분노로 표출되어 더 망가지는 길로 간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후자의 길로 갔다.
진리를 따라 살다 보면 진리를 외면해서 수치심을 가진 사람이 더 배척하고 공격할 때가 있다. 그때 자기를 겸손하게 잘 성찰해서 그 공격이 부당하면 낙심하지 말고 진리의 길을 고수해야 인물이 된다. 리더나 인물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바른길에서 이탈하지 않으려면 비교 의식에 따른 즉흥적인 일 처리를 주의하라.
어느 날 교인 감소로 고민하던 목사가 다른 교회의 미국식 열린 찬양 예배에 참석했다가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그는 자기 교회로 돌아와 즉시 성가대를 해체하고 찬양팀을 조직해 드럼과 기타를 주일 낮 예배 때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활기가 있다고 좋아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다수가 처음에는 조용히 있다가 점차 불평했다. 한 성도는 노골적으로 말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아직 문화가 많이 다른데 왜 예배를 콘서트처럼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그 교회는 정체성 혼란으로 더 어려워졌다.
남의 것을 따라 즉흥적으로 일하기보다 말없는 다수의 뜻을 살피며 자기 달란트에 맞춰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 외형적 성장보다 진리와 사명을 앞세워야 승리한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손 마른 자를 고쳐 주시자 교권주의자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랐다(마 12:15). 소리가 큰 소수의 반대자로 인해 너무 상심하지 말라. 말없이 성원하는 다수의 뜻을 살피고 기억하면서 진리의 길을 고수해야 인물 리더가 된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