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2장 14-16절
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그의 아버지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을지라도 그가 이레 동안 부끄러워하지 않겠느냐 그런즉 그를 진영 밖에 이레 동안 가두고 그 후에 들어오게 할지니라 하시니 15 이에 미리암이 진영 밖에 이레 동안 갇혀 있었고 백성은 그를 다시 들어오게 하기까지 행진하지 아니하다가 16 그 후에 백성이 하세롯을 떠나 바란 광야에 진을 치니라
침묵하고 잠시 서라 (민수기 12장 14-16절)
< 침묵하라 >
히브리인들은 범죄자가 중죄를 범하면 그의 아버지나 형제가 그에게 침을 뱉어 큰 모욕을 주었고 7일간 진영 밖에 가두어 참회 기간을 가지게 했다. 그런 관례를 따라 하나님은 미리암의 죄를 그냥 용서하시지 않고 7일간 진영 밖에 가두어 참회 기간을 가지게 했다(14절). 그 7일간의 격리는 자기 성찰과 성숙을 위해 꼭 필요했다. 사랑에는 침묵과 격리 기간을 가지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배울 자세가 있고 배운 것을 온몸을 다해 실천하려면 자기 성찰을 위한 침묵과 격리 기간을 종종 가지라.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가급적 만남과 전화 통화의 횟수를 줄이라. 침묵의 힘은 의외로 크다. 침묵을 배경으로 한 말은 성음이 되지만 침묵의 배경 없이 한 말은 소음이 된다. 침묵하라는 말은 전혀 말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말을 조금이라도 줄이라는 뜻이다. 일정 기간의 격리도 침묵을 위한 것이다.
격리를 두려워하지 말라. 자신이 격리되는 환경이 펼쳐지면 그 기간을 교훈 기간으로 삼으라. 너무 붙어 있으려고만 하지 말고 가끔 떨어져 있으라. 배우자가 종종 혼자서 조용히 기도하고 독서하고 차 마시는 상황을 즐기도록 지혜롭게 배려하라. 너무 붙어 있으면 생각이 복잡해지고 더 신경 쓰이고 짜증 지수가 높아진다. 왜 기도할 때 눈을 감는가? 그것도 침묵하고 격리하는 방법 중 하나다.
눈을 감으면 보이던 것이 안 보이지만 반대로 안 보이던 것이 보인다. 그때 생각이 안 나던 것이 생각나면서 창조성이 생기고 바른길과 방향도 보인다. 기도할 때 평안을 깨는 생각이 없어지도록 소리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조용히 하나님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까지 해야 빈 마음의 틈으로 귀신이 임하지 못하고 복되고 지혜롭고 창조적인 생각이 임한다. 소중한 가치들을 영혼에 채우는 핵심 훈련 중 하나가 침묵 훈련이다.
< 잠시 서라 >
미리암을 격리시킨 7일간 모세와 이스라엘은 행군하지 않았다(15-16절). 한 사람 때문에 전진이 멈춰졌지만 이스라엘 공동체는 감수했다. 가끔 전진을 잠시 멈추라. 말을 그치는 침묵도 필요하지만 행동을 그치는 멈춤도 필요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안식일 계명을 주셨다. 가나안 땅으로 열심히 전진하되 때로는 잠깐 멈추라.
성공하겠다고 너무 달리지 말라. 쉼 없이 달리는 것은 일종의 집착이다. 어떤 일이나 어떤 사람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고 집착하면 망가지는 것이다. 사람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집착이다. 누군가 나를 꼭 떠나겠다고 하면 축복하며 보내 주라. 사람이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만 떠나지 않으면 된다.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푹 쉬라. 여백이 있는 복된 삶을 위해 하나님은 밤도 주셨다. 밤은 소모되는 시간이 아니라 창조적인 역사가 준비되는 시간이다. 필자에게는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가 주된 말씀 묵상 시간이다. 밤의 그 창조적인 묵상이 없었다면 <성경전권강해>의 비전은 신기루로 끝났을 것이다. 하나님은 밤을 창조적인 시간으로 만들라고 주셨다. 밤의 고요한 묵상 중에 하나님의 뜻을 살피는 일도 소중한 일이다.
사람에게 밤과 잠을 통한 안식이 필요하듯이 침묵과 멈춤이 필요하다. 가끔 의견 갈등이 생기면 침묵하라. 침묵은 말의 안식이다. 침묵을 통해 싸움에 말려들지 않도록 하라. 어떤 사람은 고난 중에 하나님이 잠을 푹 주셔서 상처 회복 기간을 단축시켜 주신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시고 고난당하는 자에게도 잠을 주신다. 밤, 잠, 침묵, 멈춤, 안식, 주일성수는 크게 보면 유사한 개념으로서 승리와 행복의 핵심 요소들이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