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854) - 부디 십자가의 오른편 강도라도 될 수 있기를...
연이은 물 폭탄 세례로 이곳 역시
밤새도록 강한 빗줄기가 지붕을 뚫을 듯이 세차게 내렸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밝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치고
참새, 휘파람새, 오목눈이 등이 아름답게 뭐라 지저귀며
하루를 열어 주고 있습니다
어떤 분의 고백처럼 ‘새벽은 반드시 온다’는 진리가 되뇌어지고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는’
즉 어둠에서 빛으로 변화되는 놀라우신 섭리가 떠오르네요
할렐루야!
주님의 인도하심과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00교도소의 000라고 합니다
이전에 신학원 입학 안내문을 요청드리면서
자격 조건이 안되어 고배를 마셨는데... 기억하시는지요?
많이 아쉬웠지만 제가 지은 죗값의 대가이니
이것도 하나님께서 더 나은 길로 인도해 주시리라 믿고
기도하며 더 많이 준비하고 연단하고 있습니다
비가 온 후에 땅이 더 단단해지니까요
안타까운 마음으로 제가 상처받지 않도록
이해시켜 주신 편지를 읽고 마음이 편하고 감사했습니다
새벽기도를 받아 몇 장을 들춰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두서없이 보내 드린 편지 내용을 실어 주셨더군요
너무나 보잘것없는 사연을 실어 주셔서
제게 위로를 보내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어려운 문서선교 사역에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늘 넘어지는 곤고한 존재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저 같은 흉악한 죄인을 사랑하신다는 말씀 앞에
그저 무릎이 꿇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인도해 주시고 앞으로도 이끌어 주실 그 사랑으로
십자가를 짊어지는 남은 삶을 도전해 보겠습니다
‘생명이 지속되는 한 희망은 있다’라는 심정으로
열심히 주어진 환경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될 것입니다
부디 주님의 십자가의 오른편 강도라도 될 수 있기를...
목사님과 그리고 힘든 문서선교 사역에 애쓰시는 모든 성도님들께
힘찬 응원의 박수를 올려 드립니다
00교도소에서 0 0 0 (올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