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안편지(935) - 어느새 늙어 버리신 부모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목사님
지난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현재 00교도소에 있는 000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목사님께 편지를 쓰는 이유는
“참 감사합니다”란 말로는 비록 부족하지만
마음을 담아 전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모태 신앙을 가졌지만 인생의 어려움과 힘듦이 있을 때만
주님을 찾는 기복신앙으로 살았습니다
주님 우선의 삶이 아닌 세상 일에 빠져 살면서
나 자신이 하는 것은 모든 옳은 일이며
이웃이 아닌 항상 내가 먼저인 교만심 가득한
스올의 세상에서 방탕하게 살았습니다
늘 손짓하시는 예수님을 외면하였습니다
분명히 죄의 길은 결국 사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진실되지 못한 그 순간의 회개(변명)나
언제 어디서나 늘 그 자리에 계실 것이라는 오만한 착각 속에
제 자신이 마음속에 스스로가 만든 “사망의 덫”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도 반성하지 않았고
죄를 스스로 합리화하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겉과 속이 다른 부정적인 생각과 불신과 불만이 가득한 수형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께서 접견을 오셨는데
과거에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미루었던 생각인
어느새 늙어 버리신 부모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릴 적 가장 든든하고 풍성한 감람나무의 모습이 아닌
저의 죄의 고통으로 인해 나무의 잎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이 남은
초라한 그 모습에 그만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 저는 미묘한 여러 가지 감정들로 인해 쉽사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던 중
목사님께서 후원해 주고 계신 <월간새벽기도>라는 간행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어릴 적 주일마다 교회에 숨겨둔 달란트를 찾던
순수한 어린 시절의 저의 평안함이 다시 찾아온 듯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고요하고 마음 따뜻한 온기와 함께
분별력과 함께 곧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집중력의 끌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집필하신 작지만, 큰 힘이 있는
월새기의 은 같은 노력들이 저 같은 세상 죄로 인해
좁은 길을 가는 죄인에게도 이렇게 빛으로 다가와 깨달음을 주시고
어떤 말씀엔 웃음으로 어떤 말씀엔 울음으로 묵상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감사하게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에 있는 동안에 계속 <월간새벽기도>를 보고 싶습니다
건강하시길 바라오며 새벽기도 책 꼭 부탁드립니다
’참 감사합니다‘ 00교도소 000 드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