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7장 1-8절
스데반은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했고 성전과 율법을 대항했다는 죄목으로 고발되었다. 그때 산헤드린 공회 의장인 대제사장이 “이것이 사실이냐?”라고 물으며 변론 기회를 주었다(1절). 그 질문에 스데반이 공회 앞에서 한 장문의 변증설교가 2-53절에 나온다. 그 변론에서 스데반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죽 언급하면서 복음이 구약의 유산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구약의 유산 및 계시의 정점에 있는 것임을 설명했다.
스데반은 먼저 아브라함과 관련된 역사를 언급했는데 그의 변증설교는 구약 기록과 약간 차이가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어떤 학자는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가 구약 성경과는 달라도 스데반 집사의 변증설교를 그대로 기록했기에 오류가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차이는 상황과 관점과 시점 상의 단순한 차이에서 생긴 것이지 오류가 아니다. 스데반의 설교에서 구약과 차이가 있게 보이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곳에서 차이가 있다. 스데반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가 네게 보일 땅으로 가라.”는 말씀을 주신 곳을 메소보다미아(갈대아 우르)라고 언급했다(2-3절). 반면에 창세기 12장 1-4절에는 그 말씀이 하란에서 주어진 것으로 언급된다.
그 차이는 어떻게 설명되는가? 처음에 하나님이 갈대아 우르에 있던 아브라함을 불러 가나안 땅으로 가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으로 가지 않고 하란에서 머물러 있자 하나님이 하란에 있던 아브라함에게 또 나타나셔서 갈대아 우르에서 처음 하신 말씀을 또 하셔서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게 하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난 시기에 차이가 있다. 스데반은 아브라함이 아버지 데라가 죽자 하나님이 그를 가나안 땅으로 옮기셨다고 언급했다(4절). 창세기 11장 32절에는 데라가 205세에 하란에서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창세기 11장 26절에서 데라가 아브라함을 70세에 낳은 것처럼 기록되어 있기에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날 때는 데라의 나이인 205세에서 70세를 뺀 135세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난 때는 135세가 아니라 75세였다(창 12:4). 그 60년의 시간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 문제는 창세기 11장 26절의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라는 말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구절은 데라가 70세에 세 쌍둥이를 낳았다는 말이 아니다. 또한 꼭 70세에 아브라함을 낳았다는 말도 아닐 수 있다. 데라가 70세부터 아이를 낳으면서 130세에 아브라함을 낳았고 그 외에 나홀과 하란을 낳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데라가 70세 이후에 낳은 여러 자녀 중 130세에 낳은 아브라함과 그 외에 나홀과 하란이 특출했기에 그들 이름만 기록된 것이라면 연대 차이 문제도 해소된다.
셋째,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종살이한 기간에 차이가 있다. 스데반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400년간 종살이했다고 묘사했다(6절). 그런데 출애굽기 12장 40절에는 애굽에서 있었던 기간이 430년으로 명시되었고 사도 바울도 갈라디아서 3장 17절에서 430년으로 묘사했다. 반면에 창세기 15장 13절은 그 종살이한 기간을 400년으로 언급한다.
스데반 집사는 창세기 15장 13절 말씀대로 400년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 400년은 애굽에서 체류했던 기간 중 특별히 속박되었던 기간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되든지 혹은 430년이란 보다 정확한 체류 기간을 사사오입한 숫자로 대략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 <월간새벽기도> 20년 2월호 중에서 발췌 -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