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인생의 표시
미국 인디애나의 한 초등학교에 뇌종양에 걸린 짐(Jim)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짐은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머리가 다 빠졌다. 다행히 치료 경과가 좋아 퇴원하게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종례 시간에 말했다. “얘들아! 내일 짐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단다. 많이 위로해 줘라.”
수업이 끝났지만 그날만은 우르르 몰려나가지 않고 조용했다. 곧 학생들 사이에 토론이 벌어졌다. “어떻게 짐을 위로할까?” 한 학생이 말했다. “짐이 머리가 다 빠졌다고 하는데 우리도 짐처럼 머리를 깎고 오자!” 다음날 아침, 짐이 등교해보니 모든 남자애들이 빡빡머리였다. 다 서로를 보고 웃었다. 곧이어 교실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짐도 울었고, 선생님도 울었고, 반의 모든 아이들이 서로를 껴안고 울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일은 나눔이다.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마음에 공허함이 차오르고 마음을 나누면 마음에 풍성함이 차오른다. 좋은 것을 나누지 않으면 더 좋은 것이 내 곁을 떠나고 좋은 것을 나누면 더 좋은 것이 내 안에 채워진다. 자기 복만 추구하는 기복주의는 영혼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행복과 평안도 빼앗는다. 참된 행복은 내 행복이 남에게도 행복이 될 때 주어진다. 경제가 어렵고 자기 쓰기에도 빡빡할 때 나눔을 실천하면 호주머니는 가벼워지지만 기쁨의 샘은 오히려 넘치게 된다.
오늘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먹는 문제’보다 ‘잡아먹으려는 문제’다. 나눌 물질이 없는 물질의 빈곤보다 나눌 마음이 없는 마음의 빈곤이 더 큰 문제다. ‘없는 것’은 불행이지만 ‘나눔이 없는 것’은 더욱 큰 불행이다. 마음의 풍랑은 대개 ‘가난의 문제’보다 ‘탐심의 문제’로 생긴다. ‘마음의 풍랑’은 ‘마음의 사랑’으로 잠재워진다.
사람이 성공 후에 고독과 허무를 느끼는 이유는 부와 명성을 얻는 일에는 성공했지만 나누는 일에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는 부와 명성을 가졌고 4번 결혼했지만 행복하지 못했다. 그는 61살에 심한 우울증으로 자살하면서 마지막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나는 필라멘트가 끊긴 텅 빈 전구처럼 공허하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나눔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 인생은 행복할 수 없다. 사람이 고독을 느끼는 이유는 나눔의 대상이 없고 나눔의 실천이 없기 때문이다. 소유를 추구하기만 하면 점차 소유가 인생의 짐으로 변하지만 내 소유로 내 주변의 짐(Jim)을 찾아 나서면 인생의 짐은 현저히 덜어진다.
나만을 생각하는 것은 불행의 전조가 되고 나의 이웃도 생각하는 것은 행복의 전조가 된다. 나눔이 없으면 삶은 문제가 되지만 나눔이 있으면 삶은 축제가 된다. 가장 성공적인 인생의 표시는 ‘나눌 줄 아는 마음의 표현’이다. 늘 메마른 세상에 축제의 삶을 전해 주는 새벽이슬과 같은 심령이 되라. 작은 새벽이슬이 모여 생긴 작은 물방울이 힘든 세상 들판에서 기쁨과 신선함을 주는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을 피운다. 이한규의 <상처는 인생의 보물지도> 이웃편 중에서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