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중요성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그것은 '사람이 하나님을 찾아오는 것'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만나기를 원하시며, 사람과 진정한 대화를 가지시기를 원하시며, 사람의 소원을 기꺼이 들어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구약시대의 제사요 오늘날의 예배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엄숙한 일이고 또한 아름답고도 즐거운 일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일은 모든 일보다 우선되는 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기거할 때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성막을 중앙에 짓고 다른 모든 장막은 성막을 향하게 한 상태로 동서남북에 지었었습니다. 이 설계는 예배드리는 일이 모든 일에 우선되는 일임을 상징합니다.
구약의 율법을 살펴보면 예배하는 일의 중요성이 곳곳에서 나타나 있습니다. 민수기1장 3절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20세 이상이 되어야 전사로 부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수기 8장 24절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 중 제사에 관련된 일을 맡고 있었던 레위인은 25세 이상이 되어야 성막에서 허드레 일이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수기 4장 3절을 보면 레위인은 30세가 되어야 성막의 일을 정식으로 감당하게 되고 더 나아가 제사장 자격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왜 이러한 나이 제한을 두었을까요?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일은 너무나 귀한 일로서 성숙한 인격을 갖추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천사들의 사역에서도 이러한 우선순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사야 6장 1-3절을 보면 이사야가 본 천사들의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때 천사인 스랍들이 각기 여섯 날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두 날개로는 얼굴을 가리웠고 두 날개로는 발을 가리웠으며 두 날개로는 날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얼굴과 발을 가리웠던 네 날개는 예배와 관련된다고 말할 수 있고 날아다니는 두 날개는 봉사와 관련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최상의 열심으로 봉사하는 일보다 먼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이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도 예배의 우선순위를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봉사는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예배입니다. 왜냐하면 예배드리는 일은 사람이 하나님을 찾아오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가장 슬프게 여기고 가증하게 여기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형식적인 제사, 즉 형식적인 예배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것이지만 형식적인 예배는 하나님이 가장 가증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사야 1장 11-12절을 보면 하나님은 두 가지 반문을 통해 이 죄악상을 고발합니다. 첫째 반문은 11절에 있습니다.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수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 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수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그리고 두 번째 반문은 12절에 있습니다.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그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뇨?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형식 본위의 의식은 하나님께 대한 범죄입니다. 우리의 죄라고 하는 것은 폭력이나 피를 흘린 그러한 죄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은밀하게 범하는 죄를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러 가면서 이러한 은밀한 죄악을 떨치지 못한 채 가는 것은 전혀 유익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경우에 우리의 눈은 범죄의 안개로 가려져 있어서 하나님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의지로부터 비롯된 죄를 보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과오로 인한 죄도 보시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의 게으른 죄도 보시며 그 동안 우리 마음속에서 자라온 악한 생각으로 인한 죄도 보십니다. 더욱이 우리의 영혼은 악과의 대결에서 넘어졌다기보다는 마음속의 작은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떠나 죽어져 가고 있음도 보시고 계십니다. 이러한 죄악을 그대로 지닌 채 습관적으로 하나님을 찾는 인생을 하나님께서는 가증하게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습관적 행위를 '내 마당만 밟는 행위'라고 묘사하십니다.
그리고 헌금을 많이 하는 것이나 봉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자기의 부끄러운 내심을 감추려고 하는 행위도 하나님께서는 다 알고 계시며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외식적인 행위 또한 가증하게 여기십니다. 캘빈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찮은 재물로 하나님께 아부하려는 어리석은 행위를 제발 그만 두십시오." 하나님은 제사 드리는 자의 수양, 수송아지, 어린양, 수 염소와 같은 헛된 제물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배하는 자의 마음을 원하십니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