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으로 오해하지 말 것 (창세기 6장 1-8절)
1. 번성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면서 동시에 죄악도 번성하게 되었다(1-2절). 번성 자체가 축복은 아니다. 진짜 축복은 하나님이 함께하는 번성이다. 에녹의 삶을 보면 오래 사는 것 자체보다 짧게 살아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것이 더 축복이다. 그처럼 번성하는 것 자체보다 번성하지 못해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것이 더 축복이다.
레바논의 시인 칼릴 지브란이 말했다. “사람은 선해도 사람들은 악하다.” 사람의 숫자가 많아지면 악의 가능성도 커진다. 혼자 짓지 못하는 죄도 다수가 지으면 쉬워진다. 숫자가 늘거나 일이 잘될수록 깨어 근신하라. 죄악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교회도 성장할수록 곳곳에서 인간적인 모습과 원리가 나타나기 쉽기에 그때 더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서기를 기도해야 한다.
누군가가 엄청나게 커지면 반대로 다른 누군가의 설움은 커질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포로로 끌려간 바벨론 강변 곳곳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울었다. 그때 강변 버드나무에 수금을 걸어두었는데 바벨론 압제자들이 “흥을 돋우는 노래를 불러봐.”라고 했다(시 137:1-3). 사람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게 만드는 번성과 힘은 복이 아니다.
현대인의 불안은 많은 경우에 힘과 번성을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다. 힘과 번성에 집착하면 실패 혹은 뒤처짐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스트레스도 심해진다. 또한 힘과 번성을 추구하면 공동체성은 약화되고 사랑과 우정까지 외형주의에 의해 종속된다. 사랑과 우정보다 힘과 번성의 논리에 자기를 길들인 채 왜소하게 살지 말라.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힘과 번성의 논리를 극복하며 살라. 좌절감이 들 때마다 스스로 자문하라. “내가 힘과 번성을 좇아 살면서 하늘의 소리보다 세상의 소리에 이끌려 살지는 않는가?” 힘과 번성을 추구하는 세상을 좇아가지 말고 나눔과 섬김의 비전을 품고 살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라. 메마른 마음에 말씀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역사의 봄을 선도하는 삶이 진짜로 복된 삶이다.<2019.8.5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