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짜 의식을 버리라 >
일전에 한 시인이 서울의 유명 호텔에 1년간 공짜로 방을 사용하게 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녀는 월세 계약 만기일에 집을 비워 달라는 주인의 문자를 받고 월세가 싼 수도권으로 이사 갈지 고민하다가 묘안이 떠올랐다. 그래서 평소 로망이 미국 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호텔에서 살다 죽는 것이었기에 호텔방 사용을 제안한 것이다.
그녀는 호텔에서 방을 제공하면 호텔 홍보도 해 주고 자신이 죽은 뒤엔 그 방을 ‘시인의 방’으로 이름 붙여 문화 상품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 호텔에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 “저는 OOO 시인입니다. 제안 하나 합니다. 저는 아직 집이 없습니다. 제게 호텔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 주면 평생 홍보 대사가 되겠습니다. 갑작스런 제안에 놀랐을 텐데 장난이 아닌 진지한 제안입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그녀의 제안 메일은 호텔 직원의 업무 시간을 빼앗는 일로써 제안이 아닌 부탁이나 구걸에 가깝다. 살면서 가급적이면 부탁과 구걸이 없도록 힘쓰라. 또한 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채 사는 무책임함이 없게 하라. 시인이라고 해서 고고하게 이슬만 먹고 살려고 하기보다 땀 흘려 일하며 살아야 한다.
공짜 좋아하지 말고 일하는 책임적인 사람이 되라. 특급 호텔에서 지낸다고 특급 인생이 되지 않는다. 진짜 특급 인생은 구걸, 청탁, 공짜 의식이 없이 책임적으로 사는 인생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지혜롭게 줄이고 찬란한 꿈을 가지면서도 분수에 맞게 살라. 어려우면 호텔 방을 추구하기 전에 호텔 일을 하면서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적인 존재가 되라. 아무 데서 살아도 땀 흘려 일하면 얼마든지 고상하게 살 수 있다. 땀 흘려 일하면 비천한 일을 해도 고상한 인생이다.
누구나 고상하게 살면서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경받는 삶을 꿈꾼다. 그런 꿈을 계속 가지면서도 땀과 일을 외면하지 말라. 땀과 일을 외면하면 착각과 방황과 고집 속에서 허우적대며 살게 된다. 그런 비참함이 없도록 공짜 의식을 버리라. 믿음과 은혜를 앞세우되 땀 흘려 일하는 삶을 동반시켜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책임적인 성도가 되라. <21.10.25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