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0월 21일, 브란트 서독 수상이 기자회견을 할 때 한 기자가 물었다. “수상님! 동서독의 장벽이 언제쯤 무너질까요?” 브란트 수상이 대답했다. “한 십 년쯤 기다리면 되겠지요.” 그 말이 끝나고 10일 만에 동서독의 장벽이 무너졌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며 최선을 다할 때 문제 해결의 때가 더 신속하게 찾아온다.
 
    사람들은 대개 씨앗을 뿌리기보다는 열매를 수확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처럼 기다리는 데 인색해서 많은 것을 성취해도 인격의 질은 더 떨어지고 있다. 왜 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 보이는가? 뜸 들이는 시간의 부족 때문이다. 과속으로 달리기를 좋아하면 참된 의미의 축복과 행복은 주어지기 힘들다.
 
    현대인들은 즉각적인 만족과 편리를 추구해서 기다림의 예술을 잃어버렸다. 빈곤국에서는 한 조각의 빵을 기다리려고 구제소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몇 분만 기다려도 얼굴이 구겨진다. 어떤 사람은 영수증이 늦게 나온다고 손으로 잡아 뺀다. 신앙생활도 그렇게 급한 마음으로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때에 축복이 즉각 폭포수처럼 주어지길 원하지만 하나님은 인내하기를 원하신다.
 
    20세기에 한국 교회는 크게 성장했지만 동시에 조급함도 커졌고 외형은 커졌지만 내적인 능력은 커지지 않았다. 외적인 복만 바라고 믿음 생활을 하다가 뜻을 이루기 못하면 쉽게 포기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실패와 수치와 상처에 너무 쉽게 흔들리고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해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얼마나 위대한 가치인지를 망각할 때도 많다. 믿음 생활에서 체면과 자존심을 너무 내세우지 말라. 내일의 소망을 품고 넉넉히 기다릴 줄 아는 믿음을 가지고 체면과 자존심을 극복하며 살라.
 
    비행기 1등석 손님은 태도에 조급함이 배여 있지 않지만 이코노미석 손님은 태도에 조급함이 배여 있다. 재정이 부족해서 이코노미석에 앉더라도 마음만은 1등석 손님의 넉넉함과 여유를 가지라. 너무 밀치고 뛰고 야단법석을 떨고 새치기를 해가며 살지 말라. 성도의 미래는 보장된 미래다. 너무 서두르거나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많은 차 사고가 서둘러서 생기듯이 많은 인생 사고도 서둘러서 생긴다.
 
    믿음은 넉넉히 기다리는 마음을 낳기에 성도는 극심한 고난 중에도 정신 없게 되지는 않는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사실로 만족하지 말고 예수님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줄도 알라. 누릴 줄 아는 삶의 원천은 기다릴 줄 아는 삶이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 조급함은 육적인 것이고 인내는 영적인 것이다. 인내는 성령의 열매다. 원하는 일이 즉각 이뤄지지 않아도 믿음과 희망을 잃지 말라.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완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그 계획을 이루실 최선의 때까지 기다리며 너무 승패에 집착하지 말라.<2017.11.25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