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배의 축복을 꿈꾸라(1) (이사야 60장 10-22절)
무형왕국에 많은 사람을 동참시켜 오래 지속시키려면 공동체나 공동체의 창시자가 가진 콘텐츠가 특출하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콘텐츠의 내실이 없는 상태에서 형성된 무형왕국은 아무리 동참자가 많아도 금방 사라진다. 결국 무력이나 물질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 중의 하나가 종교나 사상이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땅이 넓은 유형왕국은 러시아이고 가장 인구가 많은 유형왕국은 중국이고 가장 영향력 있는 유형왕국은 미국이다. 1991년에 시작된 러시아는 현재까지 27년 지속되었고 1949년에 시작된 중국은 69년 지속되었고 1776년에 시작된 미국은 242년 지속되었다. 그 나라들이 언제 어떻게 분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국제화 및 정보화가 점차 빨라지면서 유형왕국의 수명도 점차 짧아질 것이다.
반면에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는 무형왕국은 기독교인 23억과 이슬람인 13억을 합친 36억 명으로 이뤄진 왕국으로서 현재까지 3900년간 지탱되었다. 아브라함은 당대의 재벌로서 당시 아브라함보다 더 많은 권력과 재물을 가진 왕이나 족장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것을 보면 권력과 재물을 어떻게 잘 사용해서 정신적인 콘텐츠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교훈받는다.
부처님으로부터 시작된 불교의 무형왕국은 4억의 인구를 가지고 현재까지 2500년간 지속되었고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된 복음의 무형왕국은 23억의 인구를 가지고 현재까지 2000년간 지속되었다. 개혁적인 복음을 내세우는 무형왕국 중에도 침례교, 루터란, 감리교, 성공회, 장로교 등은 각각 천만 명이 넘는 영혼이 동참한 무형왕국이다. 그 공동체들은 복음의 범주 안에서 나름대로 강력한 콘텐츠가 있었기에 큰 무형왕국을 이룰 수 있었다. 강력한 정신적인 콘텐츠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
초대형 교회는 수만 명의 교인으로 이뤄진 큰 무형왕국이지만 거기에 특별한 은혜가 없으면 대개 몇 대 안에 없어지든지 크게 축소된다. 특히 창시자 혹은 개척자에게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만한 강력한 정신적인 콘텐츠가 없다면 그 무형왕국의 수명은 더 짧아진다. 때로는 개척자가 단호하고 멋지게 은퇴하지 못해 오랫동안 섬겼던 교인들로부터도 배척받는 경우도 생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역사상 많은 강력한 제국들이 단기간에 망했듯이 아무리 번성한 공동체도 특출한 정신적인 콘텐츠가 없으면 곧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많은 재화와 인력을 통해 큰 무형왕국을 이룬 대기업도 기술력 외에 거룩한 사회성을 기반으로 한 정신적인 콘텐츠가 없으면 그 수명은 백 년을 넘기기 힘들다. 자기만의 독특하고 걸출한 콘텐츠를 가지되 그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신적인 콘텐츠를 가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2018.5.11 월간새벽기도 중에서 발췌>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